투둑, 툭.
쏟아지기 시작했다. 가만 하늘을 바라보던 니톤은 자신의 옷이 젖는 것을 뒤늦게 눈치채고서 급히 자리를 옮겼다. 한두방울 내리는 것 같았던 비는 곧바로 거세게 쏟아졌다. 아무래도 가볍게 지나갈 생각은 없는 듯 보였다. 근처 카페로 몸을 숨긴 니톤은 가만히 창밖을 바라보다가 지갑을 열었다. 10달러 지폐 한 장.
니톤은 흘끔 카운터를 보다가 일단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비는 분명 오래 내릴 것이리라. 물방울이 묻은 머리카락을 꼬며 니톤은 고민에 빠졌다. 지갑에 들어있는 돈은 고작 10달러 지폐 한 장. 그리고 자신은 얼마전 도박판에서 번 돈을 모두 꺼내 써 버렸다. 눈에 띄는 행동은 하고싶지 않고, 그렇다고 그냥 나가자니 인간들에게 뒷담을 듣고싶지 않다.
"어쩔까."
작게 중얼거리며 니톤은 머리카락을 꼬던 손을 아래로 내리고 다시 카운터를 바라봤다. 직원과 눈이 마주쳤다. 니톤은 가볍게 웃곤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봤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밝았던 밖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길바닥엔 물웅덩이가 고였고, 미처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이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중에는 카페로 들어오는 사람도 있었다.
"후우."
니톤은 한숨을 내쉬곤 자리에서 일어나 카운터로 향했다. 비는 앞으로 몇시간은 더 내릴 것이다. 자신은 우산이 없고, 이 근처엔 우산을 살 만한 곳도 없다. 비를 맞기는 싫고, 인간들처럼 꼴사납게 뛰어다니고 싶지도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장신구를 더럽히고 싶지 않았다. 돈이야 벌면 된다. 자신은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까. 니톤은 속으로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차/마비노기]영웅 (0) | 2015.07.23 |
---|---|
[자캐][근화]아해야 (0) | 2015.07.17 |
[리퀘]1차-조니뎁/일상 (0) | 2015.07.15 |
[리퀘] 케마이사/앵스트 (0) | 2015.07.15 |
[GNe] 현대AU/약(?)수위 (0) | 2015.07.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