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Ne] 기분이 좋아

2015. 6. 22. 14:41
기분이 좋아.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햇빛을 가리는 나뭇잎들. 둥지에서 몸을 일으켜 쭈욱 기지개를 피고, 자는 동안 흐트러진 날개깃을 정돈한다. 손으로 가볍게 머리를 정리하고, 날개를 쭉 펴 몇 번 날개짓하면 뻐근했던 몸이 풀리는 기분이 든다. 가볍게 몸을 움직이고, 나가는 길에 나무열매 몇 개를 품에안아 먹는다. 거처에서 나오면 보이는 것은 아직은 조용한 숲. 여기서 조금 더 걸어나가면 초원이 나타난다.

나무열매를 다 먹고, 근처에 있는 강물에 손을 닦고서 가볍게 얼굴도 닦는다. 그 뒤에 날개를 최대한 넓게 펴서 날개짓을 해 날아오른다. 나뭇가지 사이를 벗어나 하늘 높게 날아오르면 오늘도 푸른 하늘이 나를 반긴다. 가만 하늘을 감상하다가 오늘도 그곳으로 향한다. 바람도 그곳으로 향한다. 날개를 쫙 펴고 바람에 몸을 맡기고서 그곳으로, 그곳으로.

"잠, 까안!"

쿵. 갑자기 멈춰버린 바람에 몸을 추스릴 새도 없이 아래로 떨어졌고, 내가 떨어진 바닥은 깊게 패여버렸다. 아아, 또 저질러버렸다. 패인 바닥에 흙을 넣어 매꾸어보지만 이미 뽑혀서 뿌리가 꺾인 풀들은 어찌 할 방법이 없어 흙이 그대로 드러나있다. 금방 다시 자란 풀들이 매꿔주겠지만. 여기에 오는 게 몇 번째인데 아직도 이런 실수를 자주한다. 다행히 다른 이를 깨운것 같진 않다.

"그리덤프씨?"

참방, 물이 튀기는 소리가 나더니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돌려 네오를 바라보다가 네오에게 다가가 꼬옥 끌어안는다. 네오는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네오, 네오.

"다치진 않으셨습니까?"

"안 다쳤어."

흙이 좀 묻긴했지만. 떨어져서 흙을 털어내고 가만 네오를 바라봤다. 네오는 그런 날 바라보다가 웃는다. 나도 따라 웃는다. 언제나처럼 반복되는 일상. 난 이 일상이 좋다. 이 일상에 기분이 좋아진다.

"네오."

"예, 그리덤프씨."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나는 이 기분을 계속, 계속. 너와의 만남은 매일매일. 너와의 사랑을 영원히.

"사랑해."

오늘도.

"저도요, 그리덤프씨."

내일도.
언제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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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누군가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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