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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로 멘션 온 캐릭터를 두번째로 멘션 온 캐릭터가 죽인다.
-*
이건 뭘까? 눈을 뜨니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분명 눈은 뜨여져있는데, 앞도 보이는데. 마치 꿈 속을 부유하고 다니는 것만 같다. 사실 눈도 보이기는 하지만 흐릿해. 어떻게 된걸까? 어째서? 왜? 그보다 지금 계속 풍경이 바뀌고있다. 몸이 움직이고있다.
아.
갑자기 뜨거운 무언가가 솟구쳐 올라온다. 이건 뭐였지? 어떤 거였지? 움직이던 몸이 멈춰섰다. 두 손을 들어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본다. 주위를 둘러본다. 아무도 없다. 그저 숲만 가득 할 뿐이다. 풀들만 무성 할 뿐이다. 숨을 깊게 들이마쉬고 길게 내쉰다.
아아. 기억났다.
분노였다. 분노였다. 아주 오래 전에 한 번, 아니 몇 번이고 느껴본 적 있었던 이 감정. 동족에게 무시당하고, 다른 포켓몬에게 치이고, 거대 코뿌리에게 찔렸을 때 느꼈던 감정. 왜 이 감정이 갑자기 솟구쳐 올라오는 것일까?
아. 진화다.
진화였다. 손톱이 날카롭게 자라나 있었다. 머리카락도 전보다 훨씬 더 길어졌다. 몸도 상당히 무거워졌다. 이것은 분명 진화였다. 내가 갸라도스로 변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진화의 부작용같은 것인가? 이 분노는, 끓어오르는 분노는-.
이런. 두리안이다.
여태 한 명도 보이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나무를 부숴서 분노를 가라앉히면 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나무가 아니라 강으로 돌아가 강으로 들어가면 될 거 같았으니까. 근데, 무리. 무리다. 포켓몬을 보자 참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피해! 피하라고!
속으로 소리쳤다. 속으로 계속 소리쳤다. 두리안의 놀란 표정, 박혀 들어가는 손톱, 끓어오르는 분노. 단단한 손톱은 부러지는 것도 없이 두리안의 배로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그것만이었으면 좋으련만. 손을 뽑아내고 반대 손으로 두리안의 목을 잡아 던졌다. 손가락이, 화상을 입을 거 같아.
"살인미수야-."
이 상황에서도 실없는 농담. 두리안은 안경을 꺼내 쓰고는 두 손을 들었다.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두리안의 목을 잡아 들어올렸다. 아까 내가 찌른 부위를 중심으로 붉게 변해간다. 멍하니 그 부위를 바라보다가 두리안을 올려다보았다. 두리안의 눈에 드러난 감정. 난, 나는.
"그만."
나도, 멈추고싶었다.
비가 내린다. 차가운 비가 내린다. 온몸이 젖어간다. 변해간다. 손은 지느러미가 되고, 다리는 꼬리가 되고, 입은 벌어지며 이빨은 커진다. 감출 수 없는 분노는 붉은 색이 되어 나타나고, 지느러미에 묻은 피도 씻겨져 내려간다.
차갑게 식고있는 두리안을 바라보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직, 분노가 식지 않는다. 분노가 식지 않는다.
나는-.
첫번째로 멘션 온 캐릭터를 두번째로 멘션 온 캐릭터가 죽인다.
-*
이건 뭘까? 눈을 뜨니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분명 눈은 뜨여져있는데, 앞도 보이는데. 마치 꿈 속을 부유하고 다니는 것만 같다. 사실 눈도 보이기는 하지만 흐릿해. 어떻게 된걸까? 어째서? 왜? 그보다 지금 계속 풍경이 바뀌고있다. 몸이 움직이고있다.
아.
갑자기 뜨거운 무언가가 솟구쳐 올라온다. 이건 뭐였지? 어떤 거였지? 움직이던 몸이 멈춰섰다. 두 손을 들어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본다. 주위를 둘러본다. 아무도 없다. 그저 숲만 가득 할 뿐이다. 풀들만 무성 할 뿐이다. 숨을 깊게 들이마쉬고 길게 내쉰다.
아아. 기억났다.
분노였다. 분노였다. 아주 오래 전에 한 번, 아니 몇 번이고 느껴본 적 있었던 이 감정. 동족에게 무시당하고, 다른 포켓몬에게 치이고, 거대 코뿌리에게 찔렸을 때 느꼈던 감정. 왜 이 감정이 갑자기 솟구쳐 올라오는 것일까?
아. 진화다.
진화였다. 손톱이 날카롭게 자라나 있었다. 머리카락도 전보다 훨씬 더 길어졌다. 몸도 상당히 무거워졌다. 이것은 분명 진화였다. 내가 갸라도스로 변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진화의 부작용같은 것인가? 이 분노는, 끓어오르는 분노는-.
이런. 두리안이다.
여태 한 명도 보이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나무를 부숴서 분노를 가라앉히면 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나무가 아니라 강으로 돌아가 강으로 들어가면 될 거 같았으니까. 근데, 무리. 무리다. 포켓몬을 보자 참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피해! 피하라고!
속으로 소리쳤다. 속으로 계속 소리쳤다. 두리안의 놀란 표정, 박혀 들어가는 손톱, 끓어오르는 분노. 단단한 손톱은 부러지는 것도 없이 두리안의 배로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그것만이었으면 좋으련만. 손을 뽑아내고 반대 손으로 두리안의 목을 잡아 던졌다. 손가락이, 화상을 입을 거 같아.
"살인미수야-."
이 상황에서도 실없는 농담. 두리안은 안경을 꺼내 쓰고는 두 손을 들었다.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두리안의 목을 잡아 들어올렸다. 아까 내가 찌른 부위를 중심으로 붉게 변해간다. 멍하니 그 부위를 바라보다가 두리안을 올려다보았다. 두리안의 눈에 드러난 감정. 난, 나는.
"그만."
나도, 멈추고싶었다.
비가 내린다. 차가운 비가 내린다. 온몸이 젖어간다. 변해간다. 손은 지느러미가 되고, 다리는 꼬리가 되고, 입은 벌어지며 이빨은 커진다. 감출 수 없는 분노는 붉은 색이 되어 나타나고, 지느러미에 묻은 피도 씻겨져 내려간다.
차갑게 식고있는 두리안을 바라보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직, 분노가 식지 않는다. 분노가 식지 않는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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